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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곁에서>

◈ 마마글-마음에 쓰는 마음의 글: 믿음과 삶에 관하여 ◈

 인생이라는 실존적 현상은 본질적으로 한 사람이 이 세상에 홀로 왔다가 홀로 떠나가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고 가는 여행적 삶의 중간 과정에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인생은 ‘홀로’ ‘함께’ 걷는 여행이고 여정이라고 여겨진다.

     

이 ‘함께’라는 말은 ‘곁에서’라는 말의 다른 말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 용어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곁’을 포함함은 물론이고 정신적이고 비가시적인 ‘곁’도 포함한다. 곁은 ‘옆’을 의미한다.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갈 때 곁에 누군가 있는 것이 귀찮거나 불필요하게 여겨질 때가 있지만 대개는 대단히 힘이 된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는 더욱 그렇다.

     

믿음의 관점에서 볼 때, 인생길의 곁과 관련하여 두드러진 예 중 하나는 누가복음 24장에 나오는 <엠마오 마을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그 이야기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믿음을 가지고 인생길을 걸어갈 때 큰 위안과 힘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예수님의 제자 중 두 사람이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깊은 절망감과 상심에 빠져 맥없이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타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동행하신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이 자기들과 동행하심에도 불구하고 눈이 가리어져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한참을 함께 걸어가는데 날이 저물었고 그들은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때 그들은 계속해서 길을 가려는 예수님에게 함께 머물자고 제안했다. 예수님은 그들의 제안에 응하여 들어갔고 그들은 음식을 나누면서 자신들과 동행하신 분이 주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 예수님은 사라지셨다. 그들은 곧바로 예루살렘의 제자들에게로 돌아간다.

     

그 이야기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그것의 요지는 ‘동행과 나눔 그리고 앎’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이야기에서 ‘곁에 계신 주님,’ 곧 자기 사람들 ‘곁에서’ 함께 걸으시는 주님을 만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통해 바로 그분이 지금 우리 곁에서 우리와 동행하고 계심을 깨닫게 된다. 특히 그 이야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잘 반영한다.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길을 갔던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향해 순례 여행해가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과 확신 그리고 교훈은 바로 비록 두 제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주님은 그들과 동행하셨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두 제자가 지니고 있던 그런 삶의 모습이 있다. 우리는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어떤 때는 주님이 우리와 동행하심을 강하게 느낀다. 하지만 어떤 때는 그 길을 홀로 걸어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의 상황에 따라 우리의 눈이 열리기도 하고 또 가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한 사람이라면 우리의 상황과 인식에 상관없이 주님은 늘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길을 ‘홀로’ 걸어가면서 ‘혼자’ 걸어가지 않는다. 우리 곁에는 우리와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일 수 있고 친구일 수 있으며 동료 그리스도인들일 수 있다. 그들 모두 우리 인생의 힘과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곁에서’ 지금도 여전히 함께 걸어가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분은 늘 우리 곁에 계신다. 그래서 우리가 어느 상황에 있든지 우리의 삶에는 여전히 희망과 위로가 있다.

     

엠마오 도상에서 두 제자와 함께 걸어가셨던 주님이 하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그 약속의 말씀은 오늘날 그분과 함께 인생길을 걷는 우리에게도 똑같게 주어지는 진리의 말씀이다. 우리가 믿음의 사람으로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면 우리는 그분 곁에서 그분은 우리 곁에서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목, September 18, 2025: secondstepⒸ2025)

보이지 않는 화가가 그려준 엠마오 도상의 예수님과 두 제자
보이지 않는 화가가 그려준 엠마오 도상의 예수님과 두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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