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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날마다 한 발자국만으로라도>

종종 어느 곳에서 조우하는 말이 비록 대단한 말은 아니어도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노트에 적어두거나 휴대전화 카메라에 찍어 저장해두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그 이상의 것을 연상해볼 뿐 아니라 나름의 적용도 해보곤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내게 오래 이어진 일종의 습관 같은 것이다. 얼마 전에도 이미 친숙하게 여겨지는 그런 문구와 조우하게 되었다. 당연히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두었다.

     

공공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위쪽에는 대개 이런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한걸음만 앞으로.” 또는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의 다른 문구가 적힌 것들이 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런 문구의 스티커들이 붙어 있는데 그것의 요지는 ‘화장실을 말끔하게 사용하여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이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공공 화장실에 가서 이 문구를 보게 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감’ 또는 ‘가까이 다가감’이라는 말이 뇌리에 스쳐 지나간다. 그럴 때는 대개 믿음의 관점에서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찬송가 433장 <귀하신 주여 날 붙드사>이다. 그 찬송은 이렇게 진행된다. “귀하신 주여 날 붙드사 주께로 날마다 더 가까이 저 하늘나라 나 올라가 구주의 품 안에 늘 안기어 영생의 복 받기 원합니다.” 믿음의 삶은 본질적으로 ‘믿음의 주요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히 12:2)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붙들리고 그 붙들림 안에서 자신을 붙드신 하나님께 매일매일 전인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다른 하나는 시편 73편의 마지막 절인 28절 말씀이다.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이 시는 아삽이 지은 시로서 그 앞부분에서 이 세상에서 악한 자가 형통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의로운 자가 고난받는 모순을 목격하면서 의아해한다.

     

그러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내 육체와 마음은 쇠약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26-27절)라고 말하면서 결론적으로 고백하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혜사 성령의 능력을 힘입으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그 삶은 날마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하나님께 나아가는 삶 안에서 이루어지고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동행’과 ‘가까이 나아감’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성격이고 특성이다.

     

하나님의 선물인 믿음의 형성과 성장 그리고 성숙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에는 ‘과정’이라는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 과정을 생각하면서 나의 믿음의 삶의 관점에서 늘 하나님 앞으로 다가가는 문제를 생각한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욕심부리지 않고 태만하지도 않으면서 영적 발걸음으로 하나님께 다가가되 매일 한 걸음씩만 나아가고 싶다. 날마다 그렇게 나아가고 싶다. 하나님을 가까이함이 그리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감이 내게 복이기 때문이다.

(화, August 19, 2025: secondstepⒸ2025)

남자 화장실 벽에 부착된 한 문구
남자 화장실 벽에 부착된 한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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