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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여기엔 비, 저기엔 햇살>

◈ 마마글-마음에 쓰는 마음의 글: 믿음과 삶에 관하여 ◈

가끔은 일상에서 어떤 장면들이 평범한 현상이지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물론 그것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질 수 있으나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하게 여겨질 수 있다.

     

도서관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우두둑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도서관 위쪽 회색 빛 하늘에서 회색 구름 아래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소나기였는데 창문 두드리면서 힘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쪽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저쪽 멀리 맑은 하늘에는 햇살 가득 하얀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때는 이쪽 구름이 흘러가 저쪽에서 비가 내리고 여기는 구름이 흘러간 빈자리에 화창한 햇살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이 두 모습이 나의 눈에 겹쳐 보이면서 나의 마음에 역설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길에서 만나게 되는 두 모습 같았다.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가는 동안 좋은 날인데 갑자기 어려운 일을 만나서 힘들게 헤쳐 나가야 할 때가 있다. 반면에 좋지 못한 날인데 갑자기 일이 잘 풀려서 어렵지 않고 무난하게 걸어갈 때가 있다.

     

우리 삶에는 두 모습이 모두 있기에 우리의 삶은 좋은 날과 궂은 날이 함께 오고 갈 것이다.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것을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우리는 인생길을 걸어갈 때 덜 교만하고 덜 절망적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궂은 날을 지날 때가 있었고 맑은 날을 지날 때도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궂은날을 지날 때 절망은 느낌에도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걸어가는 인생길 저쪽에는 밝은 날이 기다리고 있음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그것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맑은 날을 지날 때 교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인생길의 앞쪽 어딘 가에서 궂은 날을 만나게 될 것을 잘 알기에 가급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걸어갈 길도 그런 모습으로 걷고 싶다.

     

궂은 날을 지나는 게 쉽지 않다. 구질구질하고 불편하다. 그래도 그런 날도 우리의 날이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소중한 날이다. 그런 날이라고 등한시하면 우리의 소중한 날을 하루 잃어버리거나 그냥 흘러 보내는 것이 된다.

     

삶에 대한 지혜로운 태도는 상황에 상관없이 모든 날을 가급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실상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그렇게 해야 삶이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나을 수 있다.

     

여기엔 비, 저기엔 햇살. 또는 여기엔 햇살, 저기엔 비.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갈 때 우리의 인생 하늘에서 보게 되는 두 모습이다.

(화, September 2, 2025: secondstepⒸ2025)

어느 공공 도서관 창밖의 두 모습-여기엔 비 저기엔 햇살
어느 공공 도서관 창밖의 두 모습-여기엔 비 저기엔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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